한씨가원

가원일지(4월 20- 30일)

haanbs 2012. 4. 3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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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자리(4월 21일): 동네 세 집이 어울려 약 4500장의 모판에 볍씨를 뿌리고 비닐로 터널을 만들어주었다. 우리 논 4마지기(1200평)에는 110장 정도의 모판이 필요하다. 5월 20일 경이면 모내기가 한창일 것이다.

 

오이모종: 서울서 러시아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고려사람으로부터 지난 가을에 부탁을 받았었다. 러시아에서 주로 먹는 오이, 엄지손가락만한 오이를 재배해 식당에 대달라는. 그 모종과 함께 고수, 향나는 또 다른 풀, 빨간 손톱만한 무를 심었다.

 

가원에 살면 아침에 눈 뜨자마자 자연스레 하는 습관이 있다. 아니, 생겼다. 눈을 부비며 온 가원을 한 번 휘 도는 것이다. 심은 사과나무가 옮겨 심느라 대수술을 받았는데 정상 회복 중인지, 회복의 기미가 없으면 난 너를 믿는다하고 자신감도 불어넣어준다. 새롭게 돋은 새싹에게는 반가운 아침인사를 건네고, 이곳 저곳 심은 것이 많아 무심코 밟기라도 하면 미안하다고 용서를 빈다. 사과나무 대추나무 블랙커런트 산복숭아 자두 호두 페칸 오디나무 다래 등등을 하나 하나 걷고 만지고 하다보면 한 시간이 훌떡 지나버린다. 이때 계획도 세운다. 오늘은 가지를 다듬어야겠구나, 뭘 심어야겠구나. 주목을 옮겨심어야 겠구나. 그런데 어떤 식으로 심을까? 등등.

 

오늘 아침에 날 반긴 녀석들이다. 표고버섯. 나무 그늘 참나무에서 자라는 놈들은 그냥 자란다. 내 손이 모자라 물을 주지 못한다. 그래서 보시다시피 표고버섯이 수는 많되 등이 거북이 등을 닮았다. 대신 향은 엄청 진하다.

그리고 귀륭나무. 내 가원 가에 위치한 최대거목이다. 늠늠하다. 올려다 본 모습니다. 이런 놈이 내 생태수영장 옆에 한 그루만 있더라도 다른 모든 인공적 조경은 필요없겠지... 라고 생각해보았다. 정말 그럴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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