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씨가원

가을 추수, 2011년산 햇땅콩

haanbs 2011. 10. 15. 22:01

올 여름 날씨가 어땠니 저땠니 해도 가을은 가을.

 

땅콩은 고작 30킬로 못 미치게 수확을 했다. 고구마도 그럭저럭 먹을 만큼은 수확을 거뒀다. 지난 해에는 땅콩 수확이 많아 팔 수 있는 양이 꽤 됐고 사서 자신 분들이 계신데... 땅콩 맛이 아주 좋았나보다. 서너 분께서 땅콩 맛을 기억하고 올 해는 땅콩 안 파느냐고 묻는다.

우리집 땅콩은 내 어릴적부터 우리 동네에서 심던 땅콩이다. 씹을수록 단맛이 난다. 우리 어머니는 하나라도 팔아서 돈을 만들어야지 농사져서 뭐하냐 하시지만 난 좀 생각이 다르다. 봄에 이랑 만들어 이랑에 올라서 발로 쿡쿡 눌러 심은 땅콩, 두 번 밭을 맸고, 땅콩은 그 많은 비 다 견뎌내고 종자를 다시 확대재생산했다. 물론 나는 비료 농약을 사용하지 않았다.

 

며칠 전 동네 아저씨가 땅콩을 팔아달란다. 제작년에 사법고시에 합격한 아들을 둔 자랑스런 아버지다.

- 내가 땅콩은 처음 심어봐서 어떻게 팔지 몰라, 네가 좀 팔아줘.

- 가격은요? 얼마 받을 건데요?

- 몰라. 그냥 알아서 팔아줘.

"벙구 아버지"는 기존 농사를 짓는다. 비료 퇴비 넣고 농사에 열심이다. 새벽에 일어나 해뜨기 전 밭에 나가 반 나절 일을 다 한다.

 

땅콩이란 작물이 농작을 안 쳐도 잘 자란다. 최소한 우리 동네에서 자기 조금 먹을 농사를 짓는 한 그렇다.

- 땅콩 맛이 어떤지 우리 땅콩과 비슷한지 내가 한 번 먹어봐야 해요.

벙구 아버지는 차를 타고 지나가는 나를 세워 자기네 땅콩을 먹어보란다. 맛있다. 우리집 땅콩과 차이를 못느끼겠다.

 

땅콩 가격:

농약, 비료 안 준 땅콩이나 비료만 준 땅콩이나 내 입맛으로는 차이를 못 느끼겠다. 맛에 차이가 없다면 농약 비료 안 준 땅콩과 가격 차이가 있어야 하나?

화학비료는 흙을 산성화하고 토양미생물들이 잘 살 수 있는 조건을 흐려놓는단다. 비료가 과하면 강과 하천으로 들어가 수질 오염에 일조한단다.

유기농 땅콩이 좀 더 비쌀 이유가 있다면, 환경을 보전하려는 노력에 힘을 보탠다는 자부심 + 알파 정도 아닐까?

 

판매가격:

벙구아버지 땅콩: 3kg에 3만원 (택배비 포함)

우리집 땅콩: 3kg에 6만원 (택배비 포함)

 

구매 희망자는 원하는 땅콩, 수량, 주소, 연락처를 댓글로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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