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스타시아

아빠는 엄마를 사랑했지만

haanbs 2007. 12. 29. 13:00

아빠는 엄마를 사랑했지만, 사랑을 알지 못했어요.

 

나의 뇌리에서는 끔찍한 추측이 섬광처럼 번득였다: << 내 아들이 내가 지은 책 모두를 다 읽었다면, 내가 아나스타시아와 처음 만날 적의 그녀에 대한 나의 태도를 그 애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아나스타시아를 욕하고 심지어는 몽둥이로 때리려고 한 것까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자기 엄마를 사랑하는 자식이라면 엄마에 대한 그런 무례한 태도는 용서할 수 없는 것이다. 읽은 내용을 생각할 때마다 아들은 나를 좋지 않게 생각할 것이다. 왜 아나스타시아가 그 책을 읽게 했을까? 저 아이가 글을 아예 몰랐으면 좋으련만. 아나스타시아가 머리를 굴려서 나의 불순한 행동이 적혀있는 페이지를 혹 떼어내지는 않았을까? >> 여기에 희망을 걸고 나는 조심스레 발로자에게 물어봤다:

 

- 그러니까, 볼로자, 너 아빠가 쓴 책을 다 읽었단 말이지?

- , 아빠. 다 읽었어요.

- 그리고 거기에 쓰인 것 모두 다 이해했어?

- 다는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이해가 안 가는 건, 엄마 아나스타시아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설명해주셨어요. 그래서 나는 이해했어요.

- 엄마가 무슨 설명을 하던? 이해가 안 가던 걸 내게 하나만이라도 예를 들어 설명해줄 수 있겠니?

- 있어요. 나는 아빠가 왜 엄마 아나스타시아한테 화를 냈는지, 엄마를 왜 때리려고 했는지 바로 알 수 없었어요. 엄마는 아주 좋은 사람이에요. 착하고 아름다워요. 엄마는 아빠를 사랑해요. 아빠는 엄마를 하나도 사랑하지 않았어요. 엄마한테 욕을 했어요. 그런데 엄마가 나중에 다 설명해주었어요.

- 뭐라고? 엄마가 무슨 설명을 했는데?

- 아빠는 엄마를 무척 사랑했지만, 사랑을 알지 못했대요. 하지만 사랑을 모르고도, 사람들이 살기 힘든 그 곳으로 돌아가서 아빠는 엄마가 부탁한 걸 하기 시작했어요. 아빠는 아빠 생각에 최선이라 생각되는 대로 모든 걸 처리했어요. 그러다가 엄마 생각이 나서는 책을 썼는데, 그 책들을 사람들이 아주 좋아했대요. 사람들은 시와 노래를 쓰기 시작했어요. 좋은 일을 할 생각을 했어요. 이런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져서 좋은 생각들을 한대요. 온 지구가 선하게 될 거에요. 책을 두고 사람들이 아빠를 욕했대요. 아빠를 질투했어요. 그렇지만 아빠는 한 권을 쓰고 또 다른 권을 더 썼대요. 어떤 사람들은 아빠를 심하게 욕하기 시작했어요. 그렇지만 아빠를 보고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도 있어요. 이 사람들은 책에 쓰인 것을 이해한 사람들이에요. 사람들은 느꼈어요: 아빠가 아직 알지 못하는 사랑의 에너지가 아빠가 책 쓰는데 도움을 주고 있음을요. 그러다 내가 태어났어요. 아빠가 나를 아주 아주 보고 싶어했으니까요. 사랑도 그걸 원했어요. 내가 세상에 태어날 즈음에 세상이 좋아지도록 아빠는 책을 쓴 거에요. 그런데 내가 태어날 적에 아빠는 그 일에 좀 늦었지요. 세상은 아주 커요. 엄마 아나스타시아는 내가 아빠와 세상을 맞을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고 했어요. 나는 커서 전부 다 알 거에요. 엄마는 한 번도 아빠한테 화낸 적이 없다고 했어요. 엄마는 사랑 에너지를 바로 알아차렸으니까요. 엄마 아나스타시아는 아빠한테 슬프지 않은 글자로 쓰인 책을 읽어주었어요. 엄마가 아빠한테 책 전부를 읽어준 건 아니에요. 아빠는 엄마가 읽어준 것을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써냈어요. 아빠가 하는 거의 모든 것이 옳게 되었어요.

- 어떤 책? 엄마가 네게 어떻게 읽어주셨니? 그 책 이름은?

- <<함께 짓기>>라는 책이에요.

- <<함께 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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