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아들이 아나스타시아한테서 태어나면 좋을 거야. 아나스타시아는 정말 건강한 여자야. 그러니 아들도 건강하고 잘 생기겠지. >>
선생은 자기도 몰래 아나스타시아의 젖가슴에 손을 얹고 애무를 합니다. 그 애무란 이미 다른 무엇이었어요. 성적인 것이 아니었죠. 선생은 마치 아들을 다정히 어루만지듯 했습니다. 그 다음 입술의 접촉, 아나스타시아의 가벼운 숨소리에 대해 적고 있지요. 그런데 그 다음은… 자세한 것이 하나도 없어요. 그러다 문득 아침, 날듯한 기분, 뭔가 특별한 일에 동참했다는 느낌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책의 인기 목적으로 출판업자들이 이 밤에 대해 좀더 상세히 기술할 것을 분명 제안했을 겁니다.
- 그래요. 내게 여러 번 그러자고들 했습니다.
- 하지만 선생은 새로 나온 책 어디에도 그 밤에 대해 더 자세히 묘사하지 않았어요, 왜죠?
- 왜냐하면…
- 스톱! 말하지 마세요. 나의 추측이 맞는지, 내가 옳았는지 확인하고 싶군요. 선생이 그날 밤의 성적인 것에 대해 자세히 적지 않은 이유는, 아나스타시아의 입술을 접촉한 이후의 일을 선생은 하나도 생각나는 게 없기 때문입니다.
- 그래요. 기억이 안 나요. 그날 아침의 특별한 느낌 외에는 지금도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요.
- 제가 지금 말씀드릴 것을 선생은 믿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 멋진 밤, 선생과 아나스타시아 사이에는 어떤 섹스(sex)도 없었습니다.
- 없었다고요? 그럼 아들은 뭐죠? 내 아들을 본 적이 있다고요.
- 그날 밤 선생한테는 신체의 접촉은 있었죠. 정자는 있었어요… 아이의 잉태에 필요한 모든 게 있었단 말이죠. 하지만 섹스는 없었어요. 나는 동료들과 함께 여러 번 선생한테 일어난 일들을 분석해보았습니다. 그 사람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확신컨대, 선생과 아나스타시아 사이에는 섹스가 없었어요.
<<섹스>>란 단어가 우리 시대에 갖는 의미는, 육적 욕구의 충족, 육적 만족을 얻으려는 열정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타이가에서 있었던 그날 밤의 사건에는 이러한 목적이 없었어요. 선생은 육적 욕구를 채우려할 목적을 갖고 있지 않았단 말입니다. 열의와 목적은 다른데 있었어요. 아이입니다. 때문에 그 행위의 이름도 달라야 하는 것입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용어가 아니라 질적으로 다른 사람의 출생입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요: 이건 질적으로 다른 출산 방법입니다. 나의 주장은 추상이 아닙니다. 과학적으로 쉽게 증명할 수 있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오늘날 어떤 심리학자나 생리학자도 어머니 뱃속에 있는 태아의 형성에 외부의 심리적 요인이 작용한다는 걸 부정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임신한 아내에 대한 남편의 태도가 커다란, 종종은 절대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성적 접촉 순간에도 여자를 대하는 남자의 태도가 앞으로 태어날 사람의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육정을 채우기 위한 상대로 보는 경우가 있겠고, 이와는 달리 함께 짓는 자로 상대를 대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따른 결과도 달라질 것입니다. 이렇게 잉태되는 아이는 현대인이 원숭이와 다르듯이 지적 수준에서 큰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함께 짓기”의 경우 섹스 및 그와 연관된 만족은 그 자체로서 목적이 아닌 단지 수단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다른 심리 에너지가 두 몸을 지휘하게 될 것이고, 그에 따라 아이의 상태도 달리 형성될 것입니다.
상기한 것으로부터 도출되는 첫 번째 법칙입니다: 온전한 사람을 낳고 행복하고 튼튼한 가정을 지으려는 여인은 순간을 잘 포착해야 합니다. 남자는 아이를 날 목적으로 여자를 가까이 해야 하고, 태어날 아이를 상상하고, 아이의 탄생을 소망하는 순간이어야 합니다.
이러한 조건에서 남자와 여자는 친밀한 관계로부터 최고의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심리적 상태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태어나는 아이는 기존의, 우연히 태어나는 아이한테는 없는 에너지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 그런데 이 순간을 여자가 어떻게 포착할 수 있을까요? 남자의 생각을 어떻게 아냐고요? 생각은 보이지 않아요.
- 다정함! 그걸 보고 알 수 있습니다. 심리 상태는 항상 외부에 표출되게 마련이죠. 기쁨은 웃음, 미소입니다. 슬픔에는 그에 상응하는 눈의 표정, 자세, 기타 등등이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