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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때가 되었다. 얻어 들은 정보가 나의 전부를 꽉 채운 탓에,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들어오지도 보이지도 않았다. 아나스타시야와는 하는 둥 마는 둥 서둘러 작별을 고하며 이렇게 말했다:
- 배웅 나올 것 없어. 혼자 가야 생각하는데 방해가 안 돼.
- 그래, 당신이 생각하는데 방해가 되면 안되지. 그녀가 답했다. 강에 도달하면 거기에 할아버지가 계실 거야. 당신이 배로 강 건너 나루터에 닿을 수 있도록 도와주실 거야.
혼자 타이가를 걸어 강으로 향했다. 걸으면서 그 동안 보고 들은 것 모두를 생각해보았다. 질문 하나가 나를 쥐고 놓아주지 않았다: 우리 사람들 대부분은 어찌 그렇게 되었을까? 모두에게 조국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왜 자기 자신만의 조그마한 조국(生地)은 없지? 한 사람에게, 한 가족에게 하다못해 땅 1헥타르만이라도 종신 소유권을 보장하는 법조차 없다. 정당과 통치자는 바뀌고 여러 공약을 내놓아도 모든 사람에게 돌아가는 땅 문제는 항상 뒷전이다. 왜 그럴까? 큰 조국이라는 것도 조그만 땅 조각의 모임 아닌가. 자기가 태어난 가문의 작은 땅 조각 아닌가 말이다. 동산과 집이 들어선. 아무도 그것이 없다면 조국은 무엇으로 만들어지나? 모두가 이 자그마한 조국의 조각을 갖게 하는 법을 만들어야겠다. 그걸 원하는 가족 누구나 가질 수 있도록. 의원들이 그런 법을 채택할 수 있다. 의원은 결국 우리가 선출한다. 이런 법을 채택할 의지가 있는 사람을 선출해야겠다. 법. 그 문안을 어떻게 해야지? 어떻게? 이렇게 하면 되나?
<<국가는 부부의 요청에 의거하여 1헥타르의 땅을 종신 이용토록 공여한다. 그것은 유산으로 상속 가능하다. 가문의 토지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여하한 상황에서도 어떤 세금도 부과되지 않는다. 가문의 토지는 매각할 수 없다>> 괜찮은 것 같다. 그런데 땅만 받아놓고 거기에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럼 법에 이런 내용도 첨가해야겠다.
<<3년 기간 이내에 토지를 경작하지 않으면 국가는 그것을 몰수할 수 있다>>. 살고 일하는 건 도시에서 하고, 가원에는 다차 가듯 한다면? 뭐, 그러라지. 여인들은 어쨌든 자기 가원에 가서 아이를 낳을 거야. 가지 않는 부모는 나중에 아이들이 용서하지 못하겠지. 누가 그런 법을 추진하지? 정당? 어떤? 그런 정당을 설립해야겠어. 그럼 누가 설립하는 일을 맡지? 어디서 그런 정치인을 찾고?
찾아봐야지. 빨리 찾아야 돼! 안 그러면 죽을 때까지 생지에 한 번도 못 가볼 거야. 손자들은 나를 기억 못할 거야. 언제면 그런 일이 가능해질까?...
언제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안녕, 나의 生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