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 튼튼한 집을 하나 지어야 돼. 그래야 아이들과 자손들이 편안히 살 수 있지. 집은 멋진 2층 벽돌집으로 해서 화장실, 목욕탕, 온수기 다 들여놓는 거야. 단독주택이라면 어디든 이렇게 할 수 있어. 전시장에 가서 봤지. 엄청 다양한 편의 기기들이 개발되어있더라고. 그런데 당신 또 이런 과기科技 세상의 기기들은 쓸모가 없다고 하는 거 아냐?
- 아니, 필요해. 할 수만 있다면 모두 좋은 일에 쓰이도록 해야 해. 습관은 서서히 고쳐지니까. 하지만, 당신이 지은 집은 손자 대에 가면 필요하지 않을 거야. 애들이 나이가 들면 알게 될 거야. 다른 집이 필요하게 될 거야. 그러니 너무 크고 튼튼한 집을 짓느라 너무 힘들일 필요가 없어.
- 아나스타시야, 당신 또 트집이다. 내가 제안하는 모든 걸 거부한다 말이야. 심지어는 집까지도. 하지만 내 생각에 집은 반드시 튼튼해야 해. 같이 계획을 구상한다고 해놓곤 자기 혼자만 하고 있어. 내 말이라면 무엇이든지 재만 뿌려요.
- 물론 함께 해야지. 나는 아무것도 거부하지 않아. 난 단지 내 구상을 말할 뿐이야. 누구든 자기 마음에 드는 걸 선택하면 되지.
- 그러니까 당신의 구상이라는 걸 전부 다 말해봐. 집이 튼튼해서 손자들까지 살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당신은 아니라 하니 그걸 알아듣는 사람이 없겠다.
- 당신에 대한 사랑과 영원한 기념은 그들이 지을 다른 집으로 보존될 거야. 후손들이 장성하면 집을 지을 때 그 건축 자재로서 어떤 것이 지구상에서 가장 기분 좋고 튼튼하고 유용한지 반드시 알게 될 거야. 그런 건축재료가 지금 당신한텐 없어. 손자들이 세울 집의 재료는 할아버지가 심고 또 엄마 아버지가 사랑한 나무들이야. 집은 자손의 병을 치료하고, 잡귀를 물리치고, 밝은 영감이 떠오르게 할 거야. 위대한 사랑의 에너지가 그 집에 들 거야.
- 우와… 대단하다. 할아버지가 심고, 부모가 사랑한 나무로… 그 목재로… 그런데 그런 집에 살면 사는 사람을 보호한다? 뭐 근거 있는 얘기야, 미스터리인데?
- 미스터리라니? 밝은 사랑의 에너지를 당신은 왜 미스터리라 부르는 거지, 블라지미르?
- 내가 알기 어려우니까 그렇지. 나는 집과 부지의 설계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데 당신은 갑자기 무슨 사랑이 어쩌고 저쩌고?
- 갑자기라니? 처음부터 모두를 사랑으로 지어야 해.
- 뭐, 울타리도? 숲의 나무도 사랑으로 심어야 한다고?
- 물론이지. 위대한 사랑의 에너지와 우주의 모든 별들이, 하느님의 아들에게만 있는 온전한 삶을 당신이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야.
- 당신 점점 더 알아듣기 어렵게 이야기 한다, 아나스타시야. 집이니 텃밭이니 얘기하다가 왠 갑자기 하느님 소리야. 무슨 관계가 있는데?
- 내 설명이 난해해서 미안해. 블라지미르. 허락한다면 우리 계획이 왜 중요한지 좀 다르게 설명해볼게.
- 한 번 해봐. 어쨌든 그건 우리가 아닌 당신 혼자만의 계획이 되겠다.
- 블라지미르. 그건 모두의 것이야.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그걸 직감할 거야. 사람들이 그것을 구체화 하고 숙고하지 못하는 것은 하루살이의 도그마, 과기 세상의 소음, 과학 때문이야. 많은 것이 사람들을 행복에서 떼어놓으려 하지.
- 잘됐다. 그러니까 당신이 구체적으로 잘 설명해봐.
- 어. 해볼게. 오오! 내 말이 사람들한테 쉽게 이해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 논리여!신성한 열의의 논리여. 내게 더 분명한 문장을 허락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