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스타시아

생지를 되찾으세요!

haanbs 2007. 5. 29. 10:56

생지(生地, 조국)을 되찾으세요!

 

아나스타시야와 조국 얘기를 하는데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몰랐다. 그녀의 논리 주장이 약간 정상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난 지금도 절로 그 생각이 나곤 한다. 별들의 전쟁 그리고 지구상의 전쟁이 사라지고 강도들도 없고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태어나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답했었다:

 

- 블라지미르, 모든 사람들에게 <<여러분 자기 조국을 되찾으세요!>>라고 권하면 돼.

- <<조국을 되찾으세요>>? 당신 그거 뭐 잘못 말한 거 아니야? 조국은 모두에게 있어. 모두가 조국에 사는 것은 아니지만. 조국은 되찾을 게 아니라 자기 스스로 그리로 돌아와야지. 당신 그렇게 말하고 싶었던 거지?

- 블라지미르, 나 잘못 말한 거 아니야. 지구에 사는 절대다수의 사람들한테 생지(역주:아나스타시야는 조국이란 단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뜻은 보통 조국이 아닌 새로운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가 없어.

- 없다니?! 러시아 사람한테는 러시아가 조국이고 영국인에겐 영국이 있어. 누구든 어디에선가 태어나지. 그러니까 사람이 태어난 그 나라를 조국이라 하는 거야.

- 당신은 자신의 조국을 누군가가 조건 지운 경계로 재는 거야?

- 그 외 다른 방법이 없잖아. 원래 그런 거야. 나라마다 다 국경이 있어.

- 만약 국경이 없다면 당신은 무엇으로 조국을 조건 지을 수 있지?

- 태어난 곳, 도시든 시골이든, 그렇다면 온 지구가 모든 사람의 생지가 될 수 있겠는데.

- 온 지구가 거기에 사는 사람 개개인의 생지가 될 수도 있지. 그러면 온 세상이 사람을 다정히 안아줄 거야. 그러기 위해서는 존재의 모든 차원을 하나의 점()에 모아야 해. 그 점을 자기의 생지라 하는 거야, 그 안에 자신이 스스로 사랑의 공간을 지으면, 우주의 최상의 것 모두가 생지와 소통을 하게 돼. 당신의 생지란 공간과 말이야. 이 점을 통해서 당신 스스로 삼라만상을 느낄 수 있어. 미증유(未曾有)의 힘을 얻게 될 거야. 다른 세상에서도 이에 대한 소식을 알게 될 거야. 모두가 당신을 하느님 섬기듯 할 거야. 우리의 조물주는 그걸 원하셨어.

- 당신 좀 쉽게 말해봐, 아나스타시야. 존재의 차원이니, 그걸 어떻게 모아야 하느니,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 내가 생지라 부를 수 있다는 점() 그거 말이야.

- 그럼 출생부터 얘기를 풀어야겠다.

- 그럼 출생부터 해봐. 그냥 말하지 말고 요새 사람들이 알아듣게 해봐. 예를 들면, 현재의 여건에서 당신이 보는 가족의 탄생, 아이의 출생과 보육은 어떤 것이지? 아이들이 모두 행복하게 태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그런 구도나 그림을 당신 세우거나 그릴 수 있어?

- 있지.

- 그럼 말해봐. , 숲 속에 살라느니, 수수께끼 같은 형상학이니 하는 것은 빼고. 당신 외엔 누구도 그걸 모르니까

 내 말을 다 마무리 짓기도 전에, 내 머리 속에서는 수도 없는 질문이 세찬 파도처럼 밀려왔다. 그 중 중요한 것들:

타이가 외톨이가 우리의 삶에 대해 무슨 얘기를 하던, 왜 그게 나의 관심을 끌지? 그녀는 도대체 어디서 우리 삶의 상세한 겉모습은 물론이고 여러 사람들의 심적인 걱정까지 잘 알고 있을까? 수수께끼 같은 이 형상학에는 어떤 잠재력이 있을까?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일어서서 앞뒤로 왔다 갔다 했다. 마음을 진정해서 도저히 있을 것 같지 않은 일을 깨닫고 이해하고 싶었다.

<<잣나무 아래 젊고 차분한 여인이 앉아있다. 풀 밭을 천천히 쓰다듬어 주기도 하고 자기 손에 기어 다니는 무슨 벌레를 유심히 쳐다보는가 하면 잠시 무슨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도시와 나라, 그 속에서의 번잡한 삶과는 거리가 먼 타이가에 앉아있다. 문명 세계의 전쟁이나 온갖 운명의 장난으로부터 먼 곳에. 그런데 이 여인이 형상학이라는 걸 완벽하게 알고 있을까? 그 힘을 빌어 사람들한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정부나 의회, 그리고 여러 가지 종교들보다 사회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믿기 어려워! 기적이야! 하지만 이 모두를 증거하는 구체적 사실들이 있다. 믿기 어렵지만 사실이다! 실제 존재하는 걸.

그녀는 짧은 시간에 내게 책을 쓰도록 가르쳐주었다. 거기에 딱 삼 일 걸렸다. 쉴 새 없이 정보를 퍼붓는 건 바로 그녀다. 믿기 어렵지만 사실이 그렇다. 책은 광고도 없이 도시와 나라의 경계를 훌훌 넘는다. 책에는 그녀의 형상이 있다. 어찌 그러는지는 모르지만 이 형상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창작의 욕구를 불태운다. 수천 수의 시와 바르드들의 노래 수백 곡이 그녀의 형상에 헌사 되었다. 그녀는 이것을 미리 훤히 다 알고 있었다! 1권에서 이에 대한 그녀의 말을 소개한 바 있다. 그 땐 아무 것도 없었다. 그 땐 그녀가 하는 말이 믿을 수 없는 헛소리, 환상인 줄 알았다. 그런데 모든 게 그녀가 말한 대로 다 됐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에는 더 믿기 어려운 사건들이 일어났다.

1999 7, <<Prof-press>> 출판사는 독자들의 편지와 시가 담긴 오백 페이지의 문집을 출간했다. 서점가에서 <<죽은 철>>이라 불리는 7월에 출간됐다.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만오천 부의 책이 한 달 만에 품절되었다.

만오천 부가 더 발행되었고 그것도 바로 품절되고 만다. 이 사건은 언론이 소란스럽게 떠드는 센세이션은 아닐지라도 그 틀을 훌쩍 뛰어넘는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그 의미를 믿기가 쉽지 않다. 아나스타시야의 형상이 사회의 의식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걸 믿기가 어려운 것이다.

독자들은 행동하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 러시아와 그 국경을 뛰어넘어 사람들은 독자적으로 독자클럽과 센터를 조직하고 아나스타시야 이름을 붙인다.

노보시비르스크 제약 공장에서 그녀가 얘기했던 잣기름을 생산한다. 노보시비르스크 주()의 한 작은 마을에서 현지 주민들이 그녀가 말한 그대로 치유의 효과가 있는 기름을 얻기 위한 장치를 복원하고 시정부에서 이들을 지원한다.

시베리아 마을들이 되살아나고, 아이들이 부모를 찾아 되돌아올 것이라고 아나스타시야는 말했었다.

그녀 덕분에 외국의 성물(聖物)을 찾던 순례자들이 우리의 것을 찾고 있다. 겔렌지크 근교에 있는 고인돌을 그녀가 언급한 적이 있는데, 최근 2년간 5만이 넘는 독자들이 그곳을 다녀갔다. 잊혀져 있던 성물들 근처에 지금은 사람들이 꽃과 나무를 심는다. 여러 도시에서 그녀의 방법에 따라 잣나무와 다른 식물들을 심는다.

톰스크 주정부 주지사의 결정에 따라 <<시베리아 자연산품>>이란 회사가 설립되어 모스크바로 잣나무 묘목 4천 그루를 보냈다.

학자들은 그녀에 대해 말한다. 그녀의 형상이 스스로 필요충분한 살아있는 실체로서 러시아 하늘 위에 떠있다고 한다. 그게 어디 러시아 하늘뿐인가?

카자흐스탄에서는 여성들이 아나스타시야에 대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 성금을 모으고 있다. 카자흐 여인들이 시베리아 외톨이에 대한 영화를 만들려고 하다니!

그녀의 형상이 사람들을 어디론가 이끌고 있다. 어디로? 어떤 힘으로? 누가 그녀를 돕는 걸까? 그녀 스스로가 어떤 놀라운, 아직까지 한 번도 드러난 적이 없는 힘을 지니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녀는 왜 여전히 숲 속의 빈터에 남아서 무슨 벌레들 하고 바쁠까?

그녀가 존재하는지 아닌지 영리한 사람들이 시비하고 있는 동안 그녀는 그냥 행동한다. 그녀 행위의 발현을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고, 맛을 볼 수도 있다. 형상학이란 과연 무엇일까?

당시 타이가에서 난 이런 생각이 들어 좀 겁이 났다. 부정이든 긍정이든 빨리 결론을 내고 싶었다. 내 곁에는 그녀뿐이고 그녀에게만 물어볼 수 있다.

물어봐야지 그녀는 거짓말을 못해 물어봐야지.

 

- 아나스타시야, 당신 형상학을 완벽히 다 아는 거지? 고대 신관들의 지식을 당신 다 알고 있지?

 

대답을 초조히 기다리고 있는데, 그녀는 하나도 주저 않고 차분한 목소리로 답한다:

 

- 나의 할아버지가 그 신관들에게 가르친 것 난 다 알고 있어. 신관들이 아버지께 말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도. 그리고 나 스스로도 새것을 더 깨닫고 느껴보려 애썼어.

- 이제 알겠다! 그럴 줄 알았지! 당신은 형상학을 누구보다 더 잘 터득했어. 그리고 당신은 자신의 형상을 스스로 짓고 사람들 앞에 나타났어. 많은 사람들한테 당신은 여신이고 착한 숲 속의 요정, 메시아야. 독자들이 편지에서 당신을 그렇게 불러. 당신은 내게 교만, 자만이 큰 죄인 것처럼 말했어. 내가 모두를 솔직히 다 써내야 한다고 했어. 그렇게 난 모든 사람들 앞에 덜 떨어진 사람으로 서게 됐고, 당신은 아주 높게 고양되었어. 이렇게 될 것이란 걸 당신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고.

- 블라지미르, 난 당신한테 아무것도 감추지 않았어.

 

아나스타시야는 풀밭에서 일어서서 나를 마주보고 섰다. 양손은 아래로 쳐져 있고 눈을 응시하며 계속 말을 잇는다.

 

- 지금은 나의 형상을 모두가 다 알지는 못해. 하지만 사람들 앞에 다른, 그의 형상이 나타날 때, 나의 형상도 남게 돼. 나의 형상은 주()에서 단지 거미줄을 걷어내는 청소부를 닮게 될 거야.

- 무슨 거미줄? 좀 더 분명히 말해봐, 아나스타시야. 뭘 더 짓고 싶은 게 있지?

- 사람들 앞에 난 하느님의 형상을 살려내고 싶어. 의 위대한 꿈을 모두가 알 수 있도록 하고 싶어. 그의 열의를 사랑 속에 사는 모두가 느낄 수 있게 말이야. 오늘 이 생에서 사람은 행복할 수 있어. 오늘 사는 사람들의 자식들은 모두 그의 동산에 살 거야. 나 혼자가 아니야. 당신 혼자 아니야. 동산은 모두의 지음이 될 거야.

- 잠깐, 잠깐. 이제 좀 알겠네. 당신의 말은 수많은 가르침들을 무너트리는 거야. 그 창시자, 추종자들이 당신을 추적하는 건 물론이고 나까지 비난할 거야. 나 이 골치거리 필요 없어. 당신이 하느님에 대해 말하는 거 다 안 쓸 거야.

- 블라지미르, 당신은 싸우는 상대가 누구인지 모르고 싸움을 두려워하고 있어. 

- 난 다 알아. 여러 종교를 이끄는 자들 모두가 달려들 거야. 광신자-추종자들을 시켜 나를 추격할 거야.

- 두려워해야 할 건 그들이 아니라 바로 당신 자신이야, 블라지미르. 당신은 하느님 앞에 서길 수치스러워 하고 있어. 자신의 새 삶의 방식을 믿지 않아. 당신은 변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

- 내가 뭘 어쨌다고? 성직자들이 그렇다니까. 벌써 이들 중 여러 사람이 당신 얘기에 반응을 보이고 있어.

- 그 사람들이 당신한테 뭐라고 하는데?

- 사람마다 다 말이 다르지. 혹평을 하는 사람도 있고 그 반대인 사람도 있어. 한 정교회 성직자가 자기 신도들과 함께 우크라이나에서 나를 찾아와 당신 얘기를 지지해줬어. 하지만 그는 촌구석 성직자인 걸.

- 당신을 찾아온 성직자가 촌 사람인 게 어때서?

- 그 말고 더 고위 성직자도 있잖아. 모두가 그 사람들 말에 복종하지. 모든 게 그 사람들 손에 달려있어.

- 하지만 당신이 높은 사람들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언젠가는 조그마한 교회에서 봉사했었어.

- 어쨌든. 큰 교회의 지도부 중 누가 않는 한, 쓰지 않을 거야. 하기야 내가 뭐라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어? 당신은 앞 일을 미리 다 말할 수 있잖아. 누가 반대하고 누가 당신을 도울 건지 말해봐. 누가 나서서 당신을 도와줄 사람이 있긴 하겠어?

- 어떤 직위의 성직자가 나서야 당신이 더 적극적일 수 있지, 블라지미르?

- 수도원장이나 주교 이상 당신이 아는 사람 있어?

 

시간과 공간을 동시에 응시하듯 일순 생각에 잠겨있더니 믿기 어려운 답변이 울렸다:

 

- 로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하느님에 대해 새롭게 얘기함으로써 이미 나를 도왔어. 아나스타시야가 답했다. 그리스도와 모하메드의 형상이 공중에서 에너지를 합칠 거야. 그들과 함께 다른 형상들도 하나로 합쳐질 거야. 정교회 총주교도 나설 거야. 그가 한 말은 세월을 두고 존경의 대상이 될 거야.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겉보기에는 보통 사람들의 영감의 분출이 가장 중요해. 당신에겐 속세의 지위가 중요하지,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진리이잖아.

 

아나스타시야는 문득 무언가에 서운함을 느꼈는지 시선을 낮추고 함구했다. 목이 메였지만 삼켜 넘기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이어서 말했다:

 

- 당신의 마음이 잘 알아듣게 설명하지 못해서 미안해. 아직 잘 안되지만 알아듣기 쉽도록 노력할게. 그렇지만 당신은 사람들한테 이야기해줘

- ?

- 수천 년간 사람들로부터 숨기려 하는 것을. 누구나 한 순간에 창조주의 태초의 동산에 들어갈 수 있고 또 와 함께 훌륭한 작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을.

 

난 그녀의 긴장이 고조되는 걸 느꼈다. 나도 왠지 흥분이 되기 시작해서 말했다:

 

- 당신 흥분하지 말고 말해봐, 아나스타시야. 내가 이해해서 쓸 수 있을지도 모르지.

 

이어진 그녀의 말은 그야말로 구체성과 단순의 극치였다. 나중에야 그녀의 말을 회상하고 분석하며 뭔가 있을 거라, 아마 그녀의 말에는 적지 않은 뜻이 있을 거라 알게 되었다: << 여러분, 생지를 되찾으세요>>. 그런데 그 때 숲 속에선 아나스타시야에게 이렇게 되물었다:

 

- 일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난 다 이해했어. 이제 알아, 천년 전의 삶의 일화를 당신이 그렇게 쉽게 되살릴 수 있다면 당신은 모든 가르침과 경전들을 다 아는 거야. 그걸 사람들에게 열어 보일 거야?

- 사람들이 우러러 절하게 한 가르침들을 난 알아.

- 모두 다?

- , 모두 다.

- 그럼 베다도 완전히 번역할 수 있어?

- 할 수 있어, 그런데 왜 거기에 시간을 허비해야 하지?

- 고대의 가르침을 인류가 알기를 당신은 원치 않아? 당신이 내게 말해줘, 내가 책에 쓸게.

- 그러면 어떻게 되는데? 결국 인류에 무슨 일이 일어나지? 어떻게 생각해?

- 무슨 일이라니? 더 지혜로워지겠지.

- 블라지미르, 그게 바로 검은 힘의 함정이야. 여러 가지 가르침으로 중요한 것을 사람이 못 보게 가리는 거야. 진리의 일부만을 이성만을 위해 경전들 속에 올려놓음으로써 중요한 것으로부터 사람들을 애써 멀게 하는 거야.

- 그럼 왜 가르침을 설파하는 자들을 사람들은 현자라 부르지?

- 블라지미르, 허락한다면, 내가 당신에게 옛날 얘기 하나 해줄게. 이 얘기는 벌써 수천 년 전 은밀한 장소에서 현자들이 소곤소곤 서로 전하던 우화야. 오랜 세월 동안 누구도 들어보지 못한 얘기지.

- 옛날 얘기로 뭔가 설명이 된다면 얘기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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