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마당

가을

haanbs 2007. 2. 14. 09:28

가을

 

 

 

단풍나무 아래 누워

하늘을 본다.

 

신의 날개처럼 부유하는 구름들,

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낙엽들,

바람의 얘기를 속삭이는 풀잎들,

나의 손등을 간지럽히는 풀벌레들.

 

멀리 기적소리 들린다……

눈물이 흐른다.

 

이 세상 모든 것이

다 제자리에 있는데

 

나는 무얼 바라

이렇게 헤메이는 걸까!

 

사랑 없이, 눈물 없이,

아무런 경이로움도 새로움도 없이,

 

노을은 기다란 그림자를 드리우는데

나는 그저 단풍나무 아래

피곤한 몸을 뉘어 놓았다.

 

 

99. 10. 7.

손학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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