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마당

새해 다짐

haanbs 2010. 1. 4. 17:37

독자님;

 

다시 새해입니다.. 호랑이처럼 용맹하고 지혜롭고 인내하는 한 해로 지으시길 기원합니다.

 

지난 해를 되돌아보면 좋은 일이 많았습니다. 제가 파 놓은 연못이 가원의 중심으로 자리매김을 제대로 하고 있습니다. 더운 여름, 풍덩 뛰어들고 싶은 유혹을 그대로 받아주고요, 물 속에는 물방개며 잠자리 소금장수 개구리 그 외 이름을 알 수 없는 여러 가지 생물들을 품고 있고요, 하늘을 나르는 새, 그 중 새파란 등을 가진 물총새가 물을 마시러 드나들고요, 가끔은 개구리를 사냥하려는 Snake도 보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을 자석처럼 잡아당기는 마력이 있다는 것이지요.

 

연못을 파고, 건축을 하고, 채원을 가꾸고, 과수원을 돌보고, 꿀벌을 치는 등 재미있는 일이 많습니다. 지속적으로 관심과 관찰을 기울여야 하고, 책을 통해 남의 지식을 빌려와야 하며, 때로는 주위의 충고에도 등을 돌려야 하는 대담함이 필요하지요. 한 두 해의 성과가 눈에 들어오지 않으니 남을 설득하는데 별 도움이 안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지난한 일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너무도 흥미진진한 일입니다. 생각해보세요, 독자님. 말이 쉽지, 연못, 건축, 정원사, 과수전문 이 모든 역할을, 그것도 최고 수준의 역할을, 나 혼자 주관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요? 저는 서둘지 않고 하는 일에 재미를 느끼며 느리지만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모두를 상상하고, 설계하고, 그림으로 그려보고, 시험하는 일은 어느 예술인의 열정 못지 않게 뜨겁고 흥미진진하며 마음을 들뜨게 합니다.

 

도시에 사는 딸 지윤이는 연못가에 찾아오면 처음 뱉는 일성이.. 아아 정말 평화롭다입니다. 아들 놈은 이 담에 나도 이런 곳에 살았음 좋겠다 혼자 중얼거립니다. 가원을 짓는 궁극의 목적이 이렇게 쉽게 아이들을 통해 확인됩니다.

 

우리 동네에는 60호의 가구가 삽니다. 어린 시절 친구가 대여섯 되고요. 저의 꿈이 이들에게도 전염되기를 바라고, 이들을 통해서 우리 동네가 산 좋고 물 맑은 마을로 다시 살아나기를 바랍니다. 좋은 꿈은 선한 마음과 탄탄한 물질적 토대란 두 버팀목을 요합니다. 물질적 토대가 선행되면 일이 더 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여 내년에는 우리 동네가 춥다는 강점을 활용하여 동네 친구들과 함께 여름부터 가을까지 열매가 맺히는 여름 딸기 재배에 심혈을 기울여 볼 작정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한씨 가원을 개방하여 소득구조를 창출해 볼 복안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태연못을 수영장으로 활용하고, 싱그러운 들판 길을 자전거 산책로로 달리게 하고, 임진강에는 조각배 2척을 띄워 해지는 저녁의 선선한 강바람을 선사하고 싶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돔 하우스에서 하루 이틀 자고 흙을 만질 수 있는 기회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물론, 아나스타시아 책 시리즈 1-6권을 필요한 수량만큼 인쇄하여 원활한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해야겠습니다. 이번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여행을 통해 1-6권까지 저작권 문제가 매듭지어졌습니다. 우선 지금 재고가 없는 제1, 4권을 찍어낼 것이고요, 5권도 책을 만드는 절차에 들어가 앞으로 2개월 후 어엿한 책으로 엮여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작정입니다.

 

7 23일경에는 아나스타시아 독자모임을 꼭 치러서 지난해 못 이룬 아쉬움을 달래보고져 합니다. 독자님의 관심과 제안을 언제고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독자님,

새해 아침에 이렇게 풍성한 눈이 내려주니 봄에는 더 화창한 꽃이 피겠고 농사도 풍성한 결실을 내겠습니다. 아름다운 꿈을 꾸고 행하는 독자님의 해를 기대하고 기원합니다.

 

병석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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