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스타시아

참 과학, 가짜 과학

haanbs 2007. 9. 3. 11:48

참 과학, 가짜 과학

 

- 아나스타시야, 러시아 사람들이 그 많은 손님들을 다 어떻게 맞았지? 힘들었겠는데. 게다가 가원에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데, 매 순간 구경꾼들이 넋을 잃고 나를 쳐다보고 있는다면

- 요양 차 러시아를 방문한 여행객들은 도시에 난 빈집에 투숙했어. 먹거리는 가원에서 공급했지만, 관광객들을 가원으로 데려가진 않았어. 새 러시아 사람들의 항구 거주지에 머물러본 사람은 소수였어. 방문객을 후하게 접대하면 큰 정신적 타격을 받을 수 있고, 특히 과거에 선진국이라 간주되던 나라에서 온 방문객의 경우 더 그러하다고, 심리학자들이 가원의 주인들에게 지속적으로 주지시켰어. 심리학자들의 조언은 사실이었어. 가원에서 살아본 외국인들 중 약 40%가 집에 돌아가서는 자살충동에 가까운 우울증에 빠졌어.

- 그건 또 어쩐 일이야? ? 가원이 너무도 훌륭하다며 당신이 말했잖아, 아나스타시야. 주변 경관도, 음식도, 가족 구성원 간의 관계도.

- 정말 다 그랬어. 그런데 외국 관광객들에게 가원은 너무도 황홀했던 거야. 상상해봐, 블라지미르. 일생의 대부분을 도시에서 산 노인이 있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자기 생각하기에 남보다 뒤쳐지지 않기 위해, 무슨 일이든 닥치는 대로 했어. 돈을 주고 집, , 자동차, 식품을 받았어. , 그 사람이 지금 가구를 잘 갖춘 아파트에 앉아있어. 차고에는 자동차가 있고, 냉장고에는 먹을 게 들어있어.

- 그렇다면 잘 사는구만, . 그 다음은 어떻게 되지?

- 블라지미르, 당신 스스로 자신의 질문에 답해봐. <<그 다음은 어떻게 되지?>>

- 그 다음은 이 사람은 차를 타고 어디든 다녀올 수 있지. 가구를 새로 들여 놓거나 새 차를 살 수도 있고.

- 그리고?

- 그 다음은 몰라.

- 그 다음 이 사람은 죽어. 영원히 죽거나 아니면 지구 연도로 수백만 년 동안 죽어. 그의 두 번째 <<>>, 그의 영혼은 지상의 존재 차원을 다시는 얻지 못해. 지상에 산 일생 동안 그는 지구를 위해 하나도 좋은 일을 하지 않았으니까. 직감적으로 누구나 그걸 느낄 수 있어. 바로 이 때문에 사람들은 죽음이 두려운 거야. 대부분의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이 같고, 삶의 양식이 비슷하다고, 사람들은 남들처럼 살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지. 그런데 그 사람은 지상에서 완전히 다른 삶을 본 거야. 지상의 낙원을 보았어. ()의 모습을 따라, 사람 손으로 짓는 사랑의 공간을 본 거야. 그 사람은 자기의 삶은 이미 가버렸고 지옥에서 살았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 사람은 고통 속에서 죽어가고, 그 고통은 수백 년간 지속될 거야.

- 러시아 사람의 새 삶의 양식을 본 사람들 모두가 우울증에 빠지지는 않았다면, 그건 왜지?

- 노년이지만, 힘이 꺼져가는 손으로, 지상에 사랑의 공간을 짓기 시작한다면, 창조주께서 삶을 연장시켜 준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지. 그래서 노인은 허리를 곧게 펴고, 환히 웃는 얼굴로 젊은이를 도우러 가는 거야.

- 아무리 그렇다 해도, 멀리 외국에서 러시아를 찾아온 사람들이 새 러시아 사람들이 사는 마을을 산책도 못하고 깨끗한 공기도 숨쉬지 못한다는 게 모양이 영 안 좋다, 아나스타시야.

- 도시에 머무는 여행객들도 흙의 신선한 숨을 느끼고, 살아있는 물을 마실 수 있었어. 녹음(綠陰)에 폭 잠긴 가원에서 바람이 불어, 싱그러움과 향기 그리고 꽃가루로 도시를 감쌌어. 관광객들은 남을 배려하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낙원 같은 오아시스를 구경할 수 있었어. 거기 사는 가족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으려 애를 썼어. , ,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다시 미래의 그림이 보였다. 블라지미르 시()(수즈달에서 남쪽 35km 지점에 있는 인구 약 32만의 도시, 과거 블라지미로-수즈달 공국의 수도 역할을 하기도 했다: 역주)와 거기에서 약 3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수즈달(Suzdal, 모스크바 동북쪽으로 220km 지점에 있는 러시아의 고도(古都), 50 여 개의 수도원 혹은 교회가 무리를 이루고 있어, 도시 자체가 박물관이다:역주)을 연결하는 자동차 도로가 보였다. 난 전에도 이 길을 달려본 적이 있다. 전에는 수즈달의 옛 교회와 수도원을 찾는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흔치 않았다. 도로를 메운 것은 주로 현지 번호판을 단 승용차들이었다. 지금은 그 모습이 완전 딴 판이다. 폭이 한 두 배나 넓어진 차도에는 멋진 버스들이 달리고 있다. 아마 전기 자동차인 듯하다. 매연 가스는 안 보이고, 엔진 소음도 들리지 않고, 찰찰 거리는 바퀴 소리뿐이다. 전기자동차에는 여러 나라 여행객들이 타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망원경으로 주위 경관을 바라보고 있다.

도로에서 약 1km 정도의 거리에, 여러 수종의 높은 나무들 너머로 집들의 지붕이 보였다. 곱게 다듬은 생 울타리 안쪽에 가원이 위치해있다. 길의 양 가에는 매 2km마다 2층의 멋진 건물이 높게 솟아있고 상점과 식당이 자리를 점하고 있다. 건물 앞에는 아스팔트 포장된 마당이 하나씩 있고, 그 곳에 자리가 비면 전기자동차들이 들어와 주차했다. 전기자동차에서는 관광객들이 연신 흘러나왔고, 거기서 파는 물건을 사거나 그 자리에서 맛을 보았다.

상점과 카페에는 가원에서 재배한 농산품이 공급되었다. 상점에는 또한 능숙한 재주꾼들이 생산한 러시아 민속의상, 수건, 목공예품, 기타 여러 가지 것들이 진열되어있다. 행복한 여인이 선한 손으로 손수 짠 의복이 컨베이어 기계에서 제작된 것들보다 비교할 수 없이 값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런 제품들을 기꺼이 산다고, 아나스타시야가 설명을 곁들였다. 길에서 내다보이는 띠를 이룬 나무 숲 너머에는, 녹음에 우거진 길거리와 초록 울타리로 둘러싸인 가원들의 모습이 드러나 보였다. 마을을 나무 숲의 띠가 감싸고 있고, 그 안에는 90여 채의 집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어서 다시 들판이 나타나고 1km를 지나면 다시 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마을이 나타난다.  이렇게 30km가 이어진다. 부지의 면적은 똑같았지만, 모양은 하나 하나 다 제 각각이었다. 큼직한 2층 집도 있고 조그마한 단층집도 있다. 지붕이 편편한 집, 뾰족한 지붕. 건물이 다 개성적이었다. 몇몇 집은 하얀 게, 우크라이나 시골 마을 집을 닮았다. 부지를 나누는 녹음(綠陰) 길에는 차 한대가 없다. 집 주위도 한산해서 일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위에 있는 누군가가 이 빼어난 장관을 짓고, 사람은 그저 그 작품을 누린다는 인상이 들었다. 마을마다 그 가운데에는 2층의 커다란 건물이 멋지게 들어서 있고, 그 근방에서 어린이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게 보였다. 마을 중심부에 학교 또는 클럽이 세워진 게 분명하다. 난 아나스타시야에게 말했다.

 

- 학교인지 클럽인지 위치한 여기 마을 중심부에는 그래도 뭔가 사람이 사는 듯 한데, 가원은 심심 그 자체인걸. 주인이 나무를 심어 놓기를, 가원의 흙에 비료를 주지 않아도 되고, 해충이나 잡초와 싸울 필요도 없다면, 도대체 무슨 할 일이 있지? 그래도 난, 바쁜 일, 창작, 무언가를 새로 만드는 일이 더 즐거울 것 같아. 여기엔 그런 게 하나도 없잖아.

- 블라지미르, 이 훌륭한 가원에서는 당신이 열거한 바로 그런 일을 하는 거야. 게다가 이들의 행위는 중요한 의미를 가져. 그러며면 당신이 익숙한 세상의 화가나 발명가보다 훨씬 높은 지적 수준과 깨달음 그리고 영감이 필요해.

- 모두가 화가이고 발명가라면, 그들의 열매가 어디 있지?

- 블라지미르, 당신은 손에 붓을 잡고 화폭에 풍경을 그리는 사람만을 화가라고 생각해?

- 물론이지, 사람들이 그 그림을 보고, 마음에 들면 사거나 화랑에 전시할 수도 있지.

- 그럼, 화폭 대신에 헥타르의 땅에 그림과 똑같이 혹은 그보다 더 빼어나게 아름다운 풍경을 지은 사람을 당신은 왜 화가라 생각하지 않지? 살아있는 소재를 가지고 걸작을 지으려면 창작자는 예술적 상상력과 감각은 물론이고 수많은 살아있는 소재의 특성도 알아야 해. 전자 후자 모두의 창작물의 목적은, 관람객에게 좋은 감정을 일으키고 눈을 즐겁게 하는 거야. 그런데 화폭에 그린 그림과 달리, 살아있는 그림은 기능이 더 다양해. 그건 공기를 정화하고, 사람을 위해 기분 좋은 향기를 생산하고, 사람의 육신을 보양해. 살아있는 그림은 자기 색감을 바꾸고, 점점 더 영원히 좋아질 수 있어. 그건 보이지 않는 실로 우주와 연결되어 있어. 화폭에 담은 그림과는 비교할 수 없이 중요해. 때문에 그걸 지은 화가는 더 위대한 거야.

- 그래, 그렇구나. 그 말을 수긍하지 않기는 어렵겠어. 그런데 이 가원의 주인들을 당신은 왜 또 발명가, 과학자라 여기는데? 그들이 학문과 무슨 연관이라도 있다는 거야?

- 학문과도 연관이 있지.

- 어떤 연관이? 예를 들면?

- 예를 들자면, 블라지미르, 당신은 식물개량이나 유전공학을 하는 사람을 과학자라 생각하지?

- 물론이지, 모두가 이런 사람들을 과학자라 생각해. 과학연구소에서 근무하잖아. 채소나 과일의 새 품종을 만들어. 다른 식물도.

- 그래, 물론 그렇지. 하지만 중요한 건, 그들 행위의 결과가 의미 있느냐 하는 것이야.

- 결과도 있어. 추위에 강하고 저장성도 좋은 채소, 콜로라도감자벌레도 안 먹는 감자 신품종이 개발되었어. 선진국에서는 세포에서 산 새 생명을 만들어내기까지 해. 이제 곧 환자한테 이식이 가능한 콩팥 같은 신체기관을 길러낼 거야.

- 그래, 그렇지만 당신은 그 선진국이라는 곳에서 왜 점점 더 새로운 종류의 질병이 생겨나는지 생각 안 해봤어? 왜 그런 나라에서 암 질병이 선두 자리를 차지하지? 왜 사람들에게 점점 더 많은 약이 필요하지? 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불임의 고통을 겪지?

- 왜 그런데?

- 그건, 당신이 과학자라 부르는 많은 사람들이 실은 전혀 지혜로운 존재들이 아니기 때문이야. 그들의 인간적인 본질은 마비되었어. 사람의 탈을 쓰고 파멸의 힘이 작용하는 거야. 블라지미르, 스스로 생각해봐. 소위 이 학자라는 자들은 자연에 존재하는 식물의 종을 바꿔놓았어, 결과적으로 그것들이 맺는 열매도 그렇게 되었지. 열매의 본래 소명을 규명하지는 않은 채, 바꾸기 시작한 거야. 그렇지만 자연과 우주에선 모든 것이 서로 긴밀히 상호작용해. 예를 들어, 당신이 자동차에서 필터 같은 이런 저런 부품을 제거하거나 바꾸어 놓으면 자동차는 얼마간은 움직일 거야. 하지만 곧 무슨 일이 일어나지?

- 연료공급계통이 완전 고장 나겠지, 엔진이 꺼질 거야.

- 자동차의 각 부품이 자기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지. 건드리기 전에 그 소용을 알아야 해.

- 당연하지! 그건 수리공이 아니라도 알 수 있는 거야.

- 자연은 완벽한 메커니즘이야. 누구도 아직까지 다 알지 못하는. 이 살아있는 위대한 메커니즘의 각 부품에는 자기만의 소명이 있어. 세상의 모든 것과 상호 연관이 있지. 부품 하나의 특성의 변경 혹은 제거는 자연의 전반적인 메커니즘에 반드시 영향을 미치게 돼. 자연에는 여러 보호장치가 있어. 자연은 허용할 수 없는 행위에 대해서 우선은 신호를 보낼 거야. 이거로 안 되면, 자연은 어쩔 수 없이 돌파리 수리공을 제거할 수 밖에 없어. 사람은 열매를 음식으로 이용해. 사람이 돌연변이 열매를 먹기 시작하면, 그 자신도 점차 변종이 되고 말아. 열매를 식용하는 한, 변체(變體)를 피할 수는 없어. 그건 이미 일어나고 있어. 사람의 면역체계, 지능, 감성이 약해지고 있는 거야. 사람은 사람 고유의 능력을 잃고, 조종하기 쉬운 바이오 로봇이 되고 있고, 자유와 독립을 상실하고 있어. 신종 질병의 출현이 그 증거야. 이건 사람의 행위가 허용 불가임을 알리는 신호야.

- 당신이 맞는다고 해두지. 나도 그런 잡종 식물을 좋아하지는 않아. 전에는 그걸 선전해대더니, 요새는 여러 나라 정부에서 유전공학으로 생산한 농산물에 대해 특별히 표기를 하도록 법제화하고 있어. 우리나라에도 그런 법이 있지. 많은 사람들이 변종 식품을 가능한 한 사려고 하지 않아. 그렇지만 그걸 완전히 저버리지는 못할 거야. 그게 너무 많거든. 진짜 식품은 별로 없고, 또 진짜는 비싸.

- 거봐, 파멸의 힘이 인류 사회를 경제적 종속상태로 몰아넣는 거야. <<우리의 식료품을 먹지 않으면, 배가 고파 죽을 것이다>>라고 세뇌를 시키는데 성공한 거야. 하지만 사실은 안 그래, 블라지미르. 그걸 먹으면 사람은 죽어.

- 그럴 수도 있겠지, 아나스타시야. 하지만 모두가 죽지는 않아. 많은 사람들이 이미 이에 대해 알고 있고, 변종을 먹지 않아.

- 블라지미르, 당신은 어떻게 해서 그걸 가려낼 수 있지?

- 수입 야채는 난 안 사 재래 시장에서 현지 농민들이 자기 밭에서 재배해 파는 것들이 훨씬 맛있어.

- 그들이 씨앗을 어디서 구하는데?

- 어디서 구하다니? 사지. 지금은 씨앗을 파는 회사가 많아. 예쁜 포장으로 팔지.

- 그러니까, 포장에 표시된 내용을 보고 씨앗을 산다 이 말이지? 내용물이 포장에 표시된 사항과 얼마나 정확히 부합하는지 확실히 모르면서.

- 씨앗도 변종일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야?

- 그래, 오늘날, 예를 들어, 지구에는 태초의 열매를 맺는 사과나무가 고작 아홉 그루 남아있어. 사과는 하느님이 사람을 위해 지은 가장 유용하고 맛있는 것 중의 하나야. 하지만 동시에 최초로 변종에 처해지기도 했지. 구약 성경에 경계문구가 있어: <<()을 하지 말지어다..>> 그런데 고집 세게들 했어. 그 결과 사과가 없어졌어. 과수원이나 상점에서 당신이 볼 수 있는 것은 신성한 열매와 맞지 않아. 하느님이 지은 태초의 것을 부수고 없애는 자들을 당신은 학자라 부르고 있어. 그럼, 자연 메커니즘의 모든 부품들이 기능을 회복하도록 돕는 사람들은 뭐라 부를 수 있을까?

- 그 사람들도 학자지.  더 현명하고 지식이 많다 해야 할까?

- 당신이 지금 보는 가원에 사는 가족들이 망가진 것을 다시 복원하고 있는 거야.

- 이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종자학자나 유전공학자들보다 더 많은 지식을 얻었지?

- 그 지식은 처음부터 모든 사람에게 존재해. 목적과 의도, 자기 소명에 대한 성찰이 그것이 열리게 하는 거야.

- 그러면 가원에 사는 사람들은 예술인이자 학자들이다? 그럼 지금 지구에 사는 우리는 누구지?

- 사람이 단 9일만이라도 자신의 생각을 해방시켜놓을 수 있다면, 누구나 스스로 자기가 누구인지 알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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