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원家園

임진강

haanbs 2007. 4. 26.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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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꿈을 꾼다. 내가 태어나서 중학교 때까지 자란 우리 동네가 울창한 나무 숲에 폭 싸이고, 그 사이 사이 개울에선 내 어릴적 송사리, 붕어, 게, 미꾸라지 잡던 그 냇물이 다시 돌아오길 고대한다. 이제 꽃 피고, 뽕나무가 열매 맺는 오디가 열리는 오월이 오고, 마을 앞 들판에선 노란 주전자 속에 입술처럼 새빨간 나무 딸기를 누이와 따 모으던 그 때를 나의 후손에 물려주고 싶은 꿈을 꾼다. 그 꿈은 나의 현실에서 순간의 거리에 있음을 우린 아나스타시야를 통해 안다.

 

이러한 평범 속에 우리 사람들 모두가 돌아가고픈 본능이 숨어있음을 알기에, 나는 우리 동네를 먼저 그리 해고픈 욕심에 살고 있다. 그보다 앞서 내가 먼저 그리 해보기를 열망하며 한발한발 행동하고 있다.

 

그 꿈은 물질과 정신 양쪽에 튼튼한 다리를 바치고 있어야 더 공고함을 우린 아나스타시야와 그의 할아버지 말을 통해 알고 있다. 생각이 물건으로 지어지는데는 시간이 소요되므로 그 과정은 점진적이고 순차적일 것이다. 급격한 변화는, 우리가 취하는 행위가 어떤 후속 결과를 낼지 모르는 탓에, 고통을 수반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사는 마을은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20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작은 평범한 마을이다. 38선 이북, 임진강 강북에 있다. 물장구 치던 맑던 물은 탁해진지 오래건만 "오십여리 뻗어내린 강가의 석벽(고랑포 국민학교 교가의 한 소절)은 유구하고, 그곳에 서 있노라면, 어릴적 추억과 함께, 솓아오르는 강바람에 같이 하늘을 난다.

 

십여 미터 높이의 깍아지른 절벽은 시커먼 화강암으로, 그 갈라진 틈새에도 강인한 생명이 피어오른다. 시커먼 화강함 절벽, 그 사이의 샛 연두색 풀잎과 화사한 수없는 작은 꽃무리. 더 위엔 김 소월의 진달래 꽃.

 

 

 

 

불당江

 

시커먼 암반의 절벽이
시퍼런 강물에 떨어져
표수(表水)의 고기떼와 노닐때..

 

고갤들면,
청포(靑布)에 싸인 석벽이
연두홍 화관을 쓰고
고추 잠자릴 쫒는다.

 

(어느 핸가 가을에 여기 와서 보고 적은 나의 글)

 


임진강, 그 석벽에는 나의 유년시절 꿈이 절절히 묻어있다. 그 소중한 기억, 추억을 우선은 그 시절을 같이한 어깨동무들과 나누고 싶겠다. 뜨거운 여름, 강에 가까와지면 누가 뭐랄 것도 없이 우리의 동심엔 경쟁심이 발동했다. 누가 먼저 물에 뛰어드는가 하고. 걸음이 뜀박질로 바뀌고, 우선 웃도릴 벗어 들고는 강으로 뛰어서 물로 처어엄 벙.

 

그 강에다 조각배를 띄울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하얀색 배인데 3-4명이 탑승할 수 있고, 조그마한 돛도 달렸다. 그걸 타고 추억을 나누리라. 다시 한번 행복을 느끼고, 만지고, 빠지고, 맛보고...행복으로 뛰어들게 하리라. 이렇게 멋진 마을을 만들어서, 아이들이 돌아오고, 폐교된 고랑포국민학교가 다시 살아나는... 꿈이 나의 사업계획이다.

 

PS: 사진 설명


임진강변의 내가 가꾸는 밭, 석벽과 꽃(병꽃이라함, 우리 동네선), 꿀 모으는 토종벌, 고기잡는 어부, 해바라기, 완두콩, 조팝나무 꽃(향이 좋다. 난 어려서부터 나의 반쪽 운명을 항상 이 나무와 연관해서 생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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