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소감
2007년 3월 초순
진한 사철나무들과 수줍은 꽃망울을 수없이 머금은 벗꽃나무로 시애틀의 주택가는 비 갠 후의 봄날이다. 아기자기한 목재 건물과 잘 가꾼 초록정원이 여객의 관심을 잡아두지만 그보다 더 깊은 인상은 하늘을 찌르는 우람한 나무들이 자아낸다.
우리나라 곳곳에 위치한 미군부대를 지나다보면 높지 않은 건물 사이에 큼직큼직한 나무들을 볼 수 있다. 용산 이태원에서 삼각지 방향으로 나오다보면 미군부대 언덕에 아카시아 나무가 군락을 이루어 봄이면 진한 향을 내뿜는다.
워싱턴 주립대학, 시애들 대학의 교정에는 고층 건물보다 훨씬 키가 큰 수령이 수백년은 됨직한 나무들이 대학의 높은 이상과 오랜 전통을 잘 대변해준다.
도시와 사람들, 아름다운 도시. 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심미안이 이룬 작품이리라. 하지만 나무가 자라는 걸 백 년이고 이백 년이고 지켜볼 줄 아는 넓은 아량이 없었던들 지금의 시애틀은 없었으리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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