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씨가원

8월의 마지막 밤

haanbs 2011. 8. 31. 22:05

 

 

흐으-뜩, 흐으-뜩

째재재재, 째재재재

흐딱흐딱 흐딱흐딱

찌르르르 찌르르르

빠바바바 빠바바바 빠바바바....

 

하늘엔 무수한 별들이

누군 큰곰, 누군 작은곰

M 모양, W 모양

끊어질듯 이어질듯

머언 별 가까운 별

 

검푸르게 내린 어둠은

하늘과...

산, 나무 숲, 거목의

실루엣을 만들고,

 

풀수껑에는

반짝반짝

개똥벌레가

연초록 작은 등을

깜빡입니다.

 

 

6월 중순부터 시작된 비가 8월이 다 지날 때까지 줄기차게 내리더만 요 며칠은 해만 맑은 게 논밭에 곡식이 여무는 데 딱 좋겠습니다.

오늘 밤 하늘이 정말 멋져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한 일주일 쯤 전에는 멧돼지 엄마와 딸인지 아들인지 우리집 고구마 심은 밭을 다 뒤집어 놓더니, 고구마를 캐서는 다 먹지도 않고 씹에 뱉어 버리면서, 어제 다시 해질녘에 개 짓는 소리에 멀리 쳐다보니 뻐얼 건 게 땅을 파논 데인가 의심스러운데 그게 바로 멧돼지 였던 거에요. 왕 소리를 지르고 그쪽으로 뛰어가니 개도 쏜살처럼 따르더만 가까이와서는 급제동을 거는데... 그 새 가파른 산비탈을 타고 뛰는 멧돼지의 나뭇잎에 부딪히는 소리가 파파파악 들렸어요. 다리도 짧은 것이 빠르긴 빠르데요.

 

몇 일 전에는 조상님 산소에 풀을 깎는다고 큰형님댁 아파트서 하룻밤을 자는데 정말 죽을 지경이더만요. 무더위에 그래서 베란다 문을 열어 놓았는데 부ㅜ웅 지나는 차의 소음, 도시의 웅왕거림에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었어요. 내 사는 집에 돌아오니 흐으-뜩 흐으-뜩 풀벌레 소리에 참으로 소록소록 잠이 잘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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