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마당

일본 지진, 보편적인 사랑

haanbs 2011. 3. 16. 10:14

[3·11 일본 대지진]

 

 

 "어떤 재난영화보다도 심각한 상황 지켜볼 수밖에 없는게 가슴 아파요"


"이번 일은 무슨 전쟁 때문에 생긴 게 아니잖아요. 누가 누군가를 지배하거나 핍박하는 것도 아니고요. 이런 비극에조차 나와 적(敵)을 가른다는 것이 너무 비인간적이지 않나요. 거대한 재앙 앞에 고통받는 인간에 대한 보편적인 사랑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조선일보 | 2011.03.16 03:27 | 네티즌의견 보기  

 

최지우씨는 1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어둡고 창백한 표정으로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일어났다.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했다. 그는 "TV에서 처음 대지진 뉴스를 접했을 때 이 정도로까지 엄청난 대재앙이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며 "어떤 재난 영화보다도 심각한 상황이라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했다.

최씨는 이날 오전일본인 구호 성금으로 2억원을대한적십자사에 냈다. 그는 "섣부르게 행동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게 현실이지만 나 혼자보다는 여러 명이, 그리고 우리 모두가 움직이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일본인들을 도울 더 나은 방법이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대지진 뉴스를 접하자마자 일본 현지에 있는 친구들과 친척들에게 전화를 돌렸지만 전부 불통이었다. TV 앞에 서서 '어떡해, 어떡해' 하며 발만 동동 구르는 것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저 악화되는 상황을 멀거니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너무 답답하고 가슴 아팠다"고 했다. "하루가 지나자 한두명씩 '무사하다'고 연락을 해왔어요. 그나마 안전하다는 도쿄, 오사카 등에 사는 분들이었는데 그분들도 그렇게 공포스러웠다고 하니 피해가 집중된 동북부 지역 분들은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을까요."

그는 특히 연약한 어린이들이 이번 사태로 겪을 아픔을 걱정했다. "그 어린 아이들이 얼마나 큰 상처를 받을까요. 하루아침에 부모와 형제자매를 잃고 친구를 떠나보냈어요. 그 상처가 나중에 자라서 더 큰 고통이 되지 않도록 각별한 보살핌이 있었으면 합니다."

 

'지우히메(지우 공주)'로 불릴 만큼 일본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그다. 10여년간 일본을 왕래한 횟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올해는 드라마 '겨울의 사쿠라'에도 특별출연할 만큼 일본과의 인연은 각별하다.

최씨는 "이번 지진 사태를 '과거의 눈'으로 보지 말아달라"고 몇 번이나 말했다. 인터넷에 나돌고 있는 '악성 댓글'에 대한 이야기다. "이번 일은 무슨 전쟁 때문에 생긴 게 아니잖아요. 누가 누군가를 지배하거나 핍박하는 것도 아니고요. 이런 비극에조차 나와 적(敵)을 가른다는 것이 너무 비인간적이지 않나요. 거대한 재앙 앞에 고통받는 인간에 대한 보편적인 사랑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그는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 여진(餘震)과 원전 폭발에 대한 공포가 더 큰 걱정이라고 했다. "언제 더 큰 고통이 찾아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얼마나 두렵고 끔찍하겠느냐"며 "'힘내라'는 말조차 힘이 되지 못하겠지만, 자포자기하지 말고 미래의 아이들과 미래의 삶을 생각하며 절대 희망을 놓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최씨는 "그들을 돕는 길에는 금전적인 방법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의 아픔을 우리의 것처럼 느끼는 따뜻한 마음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 역시도 이번 기부뿐 아니라 지인들과 상의해 일본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계속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15일 한류스타 최지우씨가 청담동에서 일본지진에 관해 자신의 안타까운 심정을 이야기하고있다. /이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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