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스타시아

"함께 짓기" 백지 페이지

haanbs 2009. 2. 19. 14:38

책을 인쇄하는 과정에서 4권의 일부 페이지가 백지로 남은 곳이 발견되었습니다. 혹 이런 파본을 구입하신 분이 계시다면 알려주세요. 반품해드립니다. 인쇄가 안된 페이지와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pp274-275
일을 하면서 말이야. 그때 지나던 사람이 자네한테 다가와 묻는 거야. 거시기에 가는데 어떻게 가느냐고. 그럼 자네 답할 수 있겠나?
- 있죠.
- 거보게. 간단하지. 자넨 자기 일을 생각 중이었어. 자네가 생각하던 것과 전혀 상관이 없는 질문이었어. 하지만 자네는 대답을 할 수 있었고. 자네 내부에 답이 있었으니까.
- 그거야 길을 묻는 부탁이고요. 지나던 행인이, 만난 시점으로부터 삼천 년 전 그 도시의 모습이 어땠었느냐고 묻는다면 누구도 그에 대한 답을 못할 거에요.
- 못하겠지, 게으름을 피운다면 말일세. 사람 각자의 내부와 그 주위에 창조의 순간부터 모든 것이 보존되어 있다네. 자, 배에 타세나. 떠날 때가 되었구먼.

노인은 노를 잡고 앉았다. 강변으로부터 약 일 킬로미터 멀어졌을 때, 침묵을 지키던 할아버지가 말문을 열었다:

- 블라지미르, 그 정보와 생각에 너무 빠져들지 않도록 노력해보게. 실제에 대한 인식을 스스로 해보게나. 물(物) 그리고 보이지 않는 것, 스스로 느껴보게, 동등하게.
-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하는지 잘 이해가…?
- 자네는 정보에 빠져서 그걸 머리로 판단하려 한다는 말을 하는 것일세. 하지만 머리로는 안 돼. 손녀 아이가 아는 정보의 양은 머리엔 다 못 들어가. 자넨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더 이상 인지하지 못하게 돼. 
- 난 다 인지해요. 이건 강이고, 배고…
- 그렇게 다 아는 자네가 손녀 애의 아이, 자네 아들과 작별도 제대로 못 했는가?
- 에… 그랬나요. 더 글로벌한 문제를 생각 중이었거든요.

실제로 난 아나스타시아와 작별인사도 제대로 안 나누고 떠난 터였다. 오는 길 내내 생각에 잠겨 강에 어떻게 당도했는지조차 몰랐다. 할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 아나스타시아도 다른 것에 대해, 글로벌한 것에 대해 생각해요. 그녀에게 온갖 감상 따위는 필요 없어요.
- 아나스타시아는 존재의 모든 차원을 스스로 느낀다네. 하나를 느낀다고 다른 것에 방해가 되지 않아.
- 그래서요?
- 가방에서 쌍안경을 꺼내 강변에 있는 나무, 우리 배가 묶여있던 곳을 보게.

쌍안경 속에서 난 나무를 보았다. 강변, 그 나무 줄기 기둥 곁에 아나스타시아가 아들의 손을 잡고 서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보따리가 들려있었다. 아들과 함께 서서, 강물의 흐름을 타고 멀어져 가는 배의 뒤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나도 그녀에게 손을 흔들었다.

 

 

 

pp278-279
정중하게 대할 수 있고 또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숭배의 대상이 될 순 없습니다.
아나스타시아 책의 독자들 중에는 다양한 신앙, 종파, 다양한 교육 수준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건에 대해서 어떤 해석이든 조심스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든 자기의 견해를 가질 수 있지요. 그럼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요? <<이건 내 생각이오, 나의 가정이오>>. 또한 아나스타시아와 나에 대한 모든 것을 신비화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나스타시아가 보통 사람은 넘지만, 그녀를 사람에서 이상한 존재로 탈바꿈 시킬 우려가 있는 것입니다. 사실은 그녀가 보통 사람이고, 보통이 아닌 건 우리들 자신이 아닐까요? 거참, 저도 헷갈리네요. 실은 다음과 같은 상황이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아나스타시아와 소통한다는 불공(Fiery sphere)에 대한 소문이 번개와 같은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독자님들도 기억하시지요, 앞의 책에서 저는 이 불공이 비상사태가 발생 시 아나스타시아 근처에 나타났던 걸 묘사한 적이 있습니다. 어린 아나스타시아가 자기 부모의 묘에서 울고 있을 때 처음 나타났었지요. 그 아이가 처음으로 첫발을 내딛게 거들었었습니다. 그녀를 침입한 사람들로부터 어떻게 그녀를 보호했는지 적었습니다. <<그게 뭐지? >>라는 할아버지의 질문에 아나스타시아는 대답했지요. <<좋은 거에요>>.
그래요, 아나스타시아는 그와 소통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이 자연현상이 무엇인지 다 알지는 못합니다.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모르는 이 불공을 왜 갑자기 여기서 꺼내냐고요? 왜냐하면 수많은 증인들이 주장하기를, 바로 이 공이 겔렌지크 하늘에 나타나 몇 가지 깜짝 놀랄만한 사건을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불량한 사람들이 지금 소문을 퍼트리고 있는데, 아나스타시아가 여차하면 자기한테 불편한 사람들을 이 불공의 도움을 받아 확 쓸어버릴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녀는 밝은 힘은 물론 검은 힘하고도 소통을 한다 하지요. 게다가, 독자 여러분께서도 불 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격입니다. 투압세(Tuapse)에서도 (독자들이) 제게 부탁하기를, 소치(Sochi) 시청에도 이 공을 보내라 했습니다. 겔렌지크 시청처럼 눈을 확 뜨라고 말이죠.
존경하는 독자 여러분, 겔렌지크에서 실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실대로 적어보겠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신중히 사려 깊게 이 일을 대해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겔렌지크 소재 한 모임에서 독자회 개최를 준비 중이었습니다. 이 단체의 지도부와 관료들과의 관계는 좋게 말해야 팽팽했다고나 할까요. 게다가 저도 제2권에서 이 도시의 전 지도부에 대해 썩 달갑지 않은 평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게 도대체…

1999년 9월 17일 오후 아나스타시아 독자들의 대회(大會)가 있기 전날, 이 도시에선 바람이 일고 뇌우가 시작되었습니다. 시청 건물 앞 소규모 광장에서 갑자기 불공이 나타났습니다. 불공의 그 후의 행적은 지금 사람들이 하는 얘기처럼 아나스타시아의 그 공과 닮은 데가 있습니다.

 

 

pp282-283
이들은 자기들 종교 서적에서 이런 글을 싣고 있습니다. 겔렌지크에서 나타난 불공 소문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 뻔히 보였지요.
불공이 아나스타시아와 연관이 있는지 없는지 저는 부정도 증거도 하지 않겠습니다. 이제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누구도 자기 생각을 바꾸려 들지 않을 테니까요. 겔렌지크에 나타난 불공이 어떤 힘이 발현된 것인지 존경하는 독자 여러분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성경에 이런 말이 있지요: << 열매로 그들을 판단할지니… >>. 어떤 열매인가요? 첫째, 불공은 시정부 건물에 어떤 해도 가하지 않았습니다. 표시를 남긴 유리창도 깨지지 않았습니다. 집무실에 남아있는 냄새는 불쾌하지 않고요. 집무실의 여주인 갈리나 니꼴라예브나는 네 사람이 배석한 가운데 저와 얘기를 나누었는데 누구도 그에게서 겁에 질린 기색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광장 위의 나무 상공에서 공이 우르렁 거리고 불꽃이 번쩍였고 나무에 불이 붙은 것 같았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지금 나무는 건강히 잘 자라고 있습니다. 시정부는 이곳을 찾는 독자들을 영접하는 문화를 개선하라는 정부령을 공포했습니다. 아나스타시아가 얘기한 고인들을 견학하는 절차를 간소화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제가 보기엔 하나도 부정적인 결과가 없습니다. 열매는 긍정적인 것이죠.
아나스타시아는 불공은 자주적으로 행동할 뿐이며 그에게 명령을 할 수 없고 부탁만 할 수 있다 합니다.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한, 정확하게, 제 눈으로 보고 스스로 느끼고 제 귀로 들은 상황을 기록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겔렌지크에서 있었던 불공 사건에 대해 누구든 자신의 안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누군가가 이 사건을 사람들을 겁에 질리게 하는데 쓰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그런 식이 된다면, 아주 평범한 사건들도 신비화되고 말 것입니다. 지금 벌써 이 불공이 제가 겔렌지크 독자 대회에서 연설을 할 때 도움을 주었다고들 합니다. 사실과 다릅니다. 저는 그것과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이 소문에는 언론도 한몫 했습니다.
권위와 전통의 잡지 “아가뇩” (등불)은 장편의 기사를 게재하고 이렇게 적었습니다: << … 우리 나라에서는 초대규모 실험이 행해지고 있다…>> 저에 대해서는 <<… 그는 장장 여덟 시간에 걸쳐 연설을 했다. 그런 웅변가를 본 적이 없다. >>  다른 한 신문에선 이렇게 적었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생오이처럼 쌩쌩했다. >> 이런 모든 주장은 좋게 말해 과장이며 정확하지 않습니다.
첫째, 독자 대회에서 저는 여덟 시간이 아니라 여섯 시간 동안 얘기했습니다. 두 시간은 그 다음날의 발표 시간을 추가했는가 봅니다.
나를 도와주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하나도 신비할 게 업습니다.
대회 전날 아나스타시아가 겔렌지크에 왔습니다. 대회를 앞 두고 제게 잠을 푹 자 두라고 그날 밤 일렀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타이가에서 가져온 무슨 즙을 마시라고 권했습니다. 저는 최근 밤마다 오랫동안 잠을 이룰 수 없었기에 그걸 받아 마셨습니다. 내가 자리에 눕자 그녀가 곁에 앉아 타이가에서 몇 번 그랬던 것처럼 제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동산 맛뵈기” 장에 적은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어디로 날아간 듯 잠이 들었습니다.

 

 

pp286-287
보지요. 그가 쏟아내는 거짓과 오물은 아나스타시아한테는 달라붙지 않고 그 자신이 모두 뒤집어 쓰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아나스타시아란 주제가 유행이고 앞으로도 여러 잡지들이 그녀에 편승하여 발행부수를 늘리려고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독자 여러분, 여러분들은 이미 백만을 넘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중상모략 기사를 찍어내는 발행부수 5만의 잡지와 제가 말다툼을 시작한다면 여러분은 그걸 읽으시겠지요. 그렇게 해서 그들의 발행부수가 엄청 늘어나겠지요. 그들과 논쟁할 필요 없습니다. 여러분 자신이 이단 종교집단인지 아닌지 더 잘 아십니다. 어떤 잡지가 모욕의 기사를 싣는다면 그에 대한 최선의 대응은 그 잡지 구독을 끊는 것이 되겠지요.
저는 여러분과 책을 통해서만 소통할 수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여러 질문에 답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현재 저는 어떤 사업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글쓰기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어떤 종파에도 속하지 않고요. 우리 삶에서 뭐가 무엇인지 알려고 스스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나 아나스타시아에 대한 비난, 거짓 허구는 아마 계속 더 나올 것입니다. 여러 곳에서 아나스타시아가 그걸 차단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스로도 저절로 드러나겠지요.
하지만 지금도 분명한 건, 아나스타시아는 몇몇 종파에게는 물론이거니와 우리나라나 외국의 여러 기업, 금융제국에도 위협적인 존재란 것입니다.
바로 이들이 언론에서 질문을 부풀립니다.
<<있어, 없어? >>, <<메그레가 누구야? >>. 그리고 스스로 답합니다. <<없어.>>, << 메그레는 속셈이 뻔한 사업꾼이야. >> 사실은, 이들이 누구보다도 아나스타시아가 실존한다는 걸 잘 압니다.
이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사람들을 정보의 본질에서 멀게 하려 합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정보의 소스에서 스위치를 내리고, 그걸 자기한테 복종시키려 들고, 그게 안 되면 박살내려 합니다.
이들은 우리보다 더 빨리 그리고 더 잘 아나스타시아한테서 나오는 정보를 알아본 듯 싶습니다. 이들은 아나스타시아가 있는지 없는지 질문하는 사람들을 조롱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판단해보십시오. 라디오에서 소식을 들으면서도 방송을 하는 방송국의 실체를 의심하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누구는 << 있어, 없어 >>의 문제를 가지고 똑똑한 척 하는 동안, 이르쿠츠크, 톰스크, 노보시비르스크 주에서는 잣을 대량 구입하여 반출하는 사례가 맹렬히 진행되었습니다. 현금을 주고 사갔습니다. 노보시비르스크와 톰스크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중국에서 온 사람들이 그런다고 합니다. 1999년은 여러 지역에서 잣 풍년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노보시비르스크 제약 공장은 잣기름 생산을 늘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잣이 모자랍니다. 외국에서는 잣으로 고가의 약제를 만드는데 그 약에 들어가는 주성분이 무엇인지는 철저한 비밀입니다.
존경하는 독자 여러분, 제가 1권에서 잣을 외국으로 반출한다고 쓴 내용 기억하시지요? 잣기름에 대한 정보를 모으려 했을 때, 폴란드에서 이런 경고문을 받았었지요: <<이 문제라면 신경 꺼 >>. 올해는 이들이 자기 몫을 챙겼습니다. 내년에는… 두고 보지요. 다음 권에서는 아나스타시아가 준비해놓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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